미처 몰랐던, 대화하기 싫어지는 밉상 카톡 유형 7
분명 큰 잘못은 한 건 아닌데, 이상하게 대화할수록 피곤한 사람들이 있다.
분명 내 카톡은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는 방금 올린 사진이 떠 있다. 친구들과 놀러 간 사진, 맛집 인증샷, 심지어 ‘심심하다’는 글까지. 답장을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묘하게 서운하다. 바쁜 건 이해하지만, 선택적으로 바쁜 느낌이 들면 괜히 마음이 상한다. 읽씹보다 더 애매한 이 상황이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반면 카톡을 보낸 지 10분도 안 됐는데 “왜 답 없어?”, “읽었잖아”, “삐졌냐?”가 연달아 오는 유형도 있다. 휴대폰을 잠깐 내려놓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관계의 가해자가 된다. 누구나 바로 답장할 수 없는 순간이 있는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점점 부담이 된다. 카톡은 소통 수단이지 출석 체크 시스템이 아니다.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길게 상황 설명을 했는데 돌아오는 답장이 “ㅋㅋㅋㅋ” 하나라면 맥이 빠진다. 웃긴 건지, 위로의 방식인지, 아니면 그냥 더 이상 대화하기 귀찮다는 신호인지 알 수 없다. 특히 내가 공들여 보낸 장문일수록 허탈함은 커진다. 상대는 가볍게 보냈겠지만, 받는 사람은 꽤 오래 그 한 줄을 곱씹게 된다.
“오늘 뭐 했어?”라고 물었는데 대답은 없고 갑자기 본인 회사 이야기, 점심 메뉴, 운동한 얘기로 넘어간다. 물론 자기 이야기를 해주는 건 좋지만, 최소한 질문에 대한 답은 하고 넘어가야 대화가 이어진다. 이런 유형과 대화하다 보면 어느새 나는 친구가 아니라 진행자나 인터뷰어가 된 기분이다.
“ㅇㅇ”, “ㄱㄱ”, “ㄴㄴ”, “ㅇㅋ”. 물론 빠르고 편하다. 하지만 모든 대화가 이런 식이면 사람은 금방 지친다. 감정도 없고, 온도도 없고, 대화를 이어갈 여지도 없다. 특히 중요한 이야기일수록 단답은 상대를 더 무심하게 느끼게 만든다. 이쯤 되면 내가 친구와 대화하는 건지 고객센터 자동응답과 대화하는 건지 헷갈린다.
가벼운 오타는 귀엽다. “머해”, “머먹음” 정도는 오히려 친근하다. 하지만 해독이 필요한 수준의 오타는 이야기가 다르다. 문장을 읽는데 이해가 안 돼서 두 번, 세 번 다시 봐야 한다면 그건 대화가 아니라 퍼즐이다. 특히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오타가 너무 많으면 집중이 깨진다. 답장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번역부터 해야 한다.
두 줄이면 끝날 이야기를 굳이 몇 초짜리 음성 메시지로 보내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출근길 지하철 안이나 회의 직전에. 이어폰을 찾아야 하고, 조용한 공간을 찾아야 하고, 듣는 동안은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 상대는 편할지 몰라도 받는 사람에게는 꽤 큰 노동이다. 특히“별거 아니고~”로 시작하는 음성 메시지가 가장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