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치마 위에 담요 두르듯이! ‘사르륵 치마’의 등장
에어컨 바람을 피해 교복 치마 위에 담요를 대충 둘러 묶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추억의 ‘담요 룩’이 2026년 가장 영리한 레이어드로 돌아왔습니다.
정식 명칭은 ‘사롱(Sarong)’. 하지만 ‘사르륵 치마’라는 애칭이 고유의 모양새를 더 잘 설명해주죠. 부드러운 천이 몸을 사르륵 기분 좋게 감싸거든요. 지퍼나 단추 없이 매듭으로 조절하니 느슨한 여유가 생깁니다. 빳빳한 청바지나 긴장감 가득한 미니스커트에서는 나오기 힘든 멋이죠. ‘천 쪼가리’라고 우습게 보면 곤란합니다.
사롱은 동남아시아에서 남녀 구분 없이 허리에 감아 입던 전통 의상입니다. 2000년대에는 수영복 위에 걸치는 커버 업으로도 널리 활용됐고요. 한동안은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아이템으로 여겨졌지만, 드리스 반 노튼이 이를 2026 패션 아이템으로 끌어올렸습니다. 2026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을 보세요. 사롱을 블레이저와 테일러드 팬츠 혹은 니트와 플립플롭, 그리고 스니커즈에 매치했죠.
Dries Van Noten 2026 S/S Menswear
Dries Van Noten 2026 S/S Menswear
평소에 입던 화이트 팬츠나 네이비 슬랙스 위에 스카프 두르듯 슬쩍 묶어보세요. 허리선에 더해진 패턴과 매듭이 시선을 자연스럽게 분산해 체형 보정은 물론,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줍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지 않아도 되죠.
Getty Images
@lauravidrequin
물론 바지 없이 단독 스커트처럼 입어도 좋습니다. 핵심은 상의와의 균형입니다. 가벼운 사롱 위로 빳빳한 화이트 셔츠를 매치하거나, 오버사이즈 재킷을 걸쳐보세요. 하체는 느긋하게 풀어주고, 상체는 적당히 힘을 주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는 겁니다. 그래야 사롱 특유의 부드러운 움직임이 살아납니다.
@lauravidreq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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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된 컬러를 고르면 포멀한 룩에도 곧잘 어울립니다. 랄프 로렌과 나누슈카의 런웨이를 보세요. 셔츠를 단정하게 넣어 입고, 로퍼나 플랫 샌들로 마무리하면 격식과 여유를 둘 다 챙길 수 있죠. 베이지, 크림, 네이비처럼 차분한 색일수록 매듭 디테일이 더 강조됩니다. 과하지 않게 포인트가 되죠.
Ralph Lauren 2026 S/S RTW
Nanushka 2026 S/S RTW
사롱은 치마라기보다 레이어드 아이템에 가깝습니다. 멋을 아는 남성들도 착용하거든요. 1998년 월드컵에서 데이비드 베컴이 입어 화제가 됐던 그 룩, 2000년대 초반 매튜 맥커너히가 파티장에서 툭 둘러 입은 모습만 봐도 감이 오죠. 거창한 젠더리스 담론까지 꺼낼 필요도 없습니다. 옷 잘 입는 사람은 원래 재미있는 디테일 하나쯤 슬쩍 더할 줄 아니까요. 그러니 이미 있는 옷에, 여유를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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