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113] 삼우(三虞)
삼우(三虞)당신이 세상의 모든 것을 여읠 때 비가 왔어요 허공 풍선에서 푸시시 빗방울들이 빠져나오고 모과나무 묵은 옹이는 마음에 불거진 남북처럼 불쑥 나타났어요 하늘에서 하늘이 다 달아나버리고 하늘이 지워졌어요 어제까지 보였던 당신인데 당신은 내 마음속으로 사라졌어요 보이지 않아서 더 분명해진 당신의 얼굴 당신은 오랫동안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돌멩이처럼 어느 순간 버려졌어요 ―이대흠(1967~ )어버이날이 지났습니다. 그런 날이면 눈에 띄게 마련인 꽃장수에게 으레 싼 것으로 골라 사서 제 위안 삼아 찾아가던 어머니는 이제 아주 그 ...